
요새 게시판이나 블로그 여기저기서 질리도록 들을 수 있는 질문.
"저는 배트맨 비긴즈를 안 봤는데요, 다크 나이트 보러가기 전에 안 봐도 상관 없나요?"
그리고 우문 우답.
"안 봐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그냥 가서 보세요."나..이런 사람들을 봤나...
일단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먼저 되묻고 싶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시리즈 영화의 두번째 편을 보러 가겠다는 사람이 그 앞에 걸 봐야 되냐고 묻는 것 자체가 좀 잘못된 거 아닌가.
그래. 질문은 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답을 하는 사람은 뭐냐고. 아 그래 안봐도 상관은 없지. 비긴즈 안 본다고 다크 나이트 자막이 라틴어로 나오는 것도 아니며 비긴즈 안 본 사람은 닼낫 입장 불가, 이딴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그래도...
2편을 보는데 1편을 안 봐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당신은 1편을 안 봤냐고 묻고 싶다. 지는 봤으면서, 지는 1편 내용 다 아니까 그걸 모르는 상태에서 2편 보는 사람이 처음에 얼마나 헤맬지 알 턱이 있나.
아 그래. 물론 그래. 시리즈 물이라고 해서 1편에 중요한 실마리나 복선을 남겨놓고 2편으로 넘어가는 미친 영화는없어. (물론 '본 시리즈'같은 예외도 있다.) 1편에서 구구단을 알려주고 갑자기 2편에서 방정식을 풀진 않는다는 소리지. 아니면, 반지의 제왕처럼 3부작 전체가 아얘 한 편처럼 구성돼 있지 않는 이상 그냥 2편만 봐도 재미는 충분히 있지.
그럼 생각해보자. 시리즈 물이 아니라 그냥 영화 한 편이라고 생각을 해보자는 거야. 당신 같으면 영화 상영시간 10분 정도 지나서 입장하고 싶겠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어지간한 영화는 10분 앞에 못봐도 다 이해 간다. 상업 영화의 특성상 첫 사건은 영화 시작 15분 정도는 지나야 터지기도 하고 또 앞부분은 그냥 캐릭터 소개나 관계 설명밖에 안 나온단 말이지. 그래서 당신 같으면 그걸 안보고 그냥 10분 후부터 봐도 되겠냐고 묻고 싶은 거다.
비긴즈...그래 닼낫보다 재미도 떨어지고 어차피 배트맨은 한 시간이나 지나야 나와. 악당도 좀 약한 편이고 그렇게 미친듯이 싸우지도 않아. 하지만 그 비긴즈에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려고 했던 이유와 과정이 다 나와있고 누가 웨인을 훈련시켰는지, 그리고 그 스승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폭스라는 사람은 어떡하다가 배트맨 장비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됐는지, 경찰들 중에 왜 유독 제임스 고든은 배트맨을 믿어주는지. 그게 다 나온단 말이다.
그리고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걸 누가 누가 아는지도 미리 좀 알고보면 좋잖아. 그래야 처음에 레이첼이랑 웨인이랑 나누는 대화의 의미나 디테일한 뉘앙스를 짚을 수 있는 거란 말이다.
아니, 심지어 비긴즈를 안보면 닼낫 초반부에 나오는 스케어크로우가 누군지도 모를껄.
비긴즈 없이 그냥 다크 나이트만 봐도 될거였으면 뭐하러 비긴즈부터 만들겠어, 그냥 다크 나이트부터 만들지.
2편을 보기 전에 1편을 본다는 건, 보는게 낫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보는 게 맞다'.
혹시나 내 블로그를 들르는 사람 중에 다크 나이트를 보러 갈 예정인데 비긴즈를 봐야 되는지 안 봐도 되는지를 갖고 고민 때리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하게 말 하고 싶다.
"봐요 꼭. 아니면,
적어도 비긴즈 줄거리랑 반전이랑 인물 관계 정도는 숙지하고 가세요."
정 그래도 비긴즈는 보기 싫은데 다크 나이트는 재밌게 보고 싶다는 사람을 위해 서비스.
비긴즈를 볼 예정인 사람은 클릭 금지
다크 나이트에 다시 등장하는, 꼭 알아야 하는 사람은 파란색으로 표시.
배트맨/브루스 웨인 (크리스챤 베일): 주인공. 가문의 기업인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소유주. 어릴 때 레이첼이랑 놀다가 동굴에 떨어졌는데 거기서 박쥐쉐이들한테 조낸 시달려서 박쥐를 무서워 했었음. 어느 날 아빠 엄마랑 오페라 구경을 하는데 박쥐 분장을 한 배우들이 나오는 걸 보고 무서워서 보는 도중에 나가자고 재촉했다가, 뒷문 밖에서 만난 강도에 의해 부모님이 살해 당한다. 그 죄책감과 범죄에 대한 복수심 등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방황도 하고 떠돌다가 듀커드라는 사람을 만나 어디 깊은 산 속에서 닌자 수련을 받는다. 그리고 고담시로 돌아와서 자경단 프로젝트 발동.
알프레드 페니워스(마이클 케인): 웨인 가문의 집사. 브루스한테는 제2의 아버지같은 존재.
레이첼 도스 (케이티 홈즈): 고담시 검사보. 브루스와 어릴 때 부터 소꿉친구이자 첫사랑. 기업의 오너가 된 이후 방탕하게 사는(척 하는) 브루스를 보고 실망했는데 그가 배트맨이라는 걸 알게 되고 다시 보게 됐음. 하지만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인지, 고담시에 배트맨이 없어도 될 때 니 곁에 있어줄께~하고 사실상 잠정적 이별을 고함.
(다크 나이트에선 배우가 매기 질렌할로 교체되었으니 착오 없길.)
루시우스 폭스 (모건 프리먼): 원래 브루스의 아버지 밑에서 응용과학 기술 부서의 중역이었는데 브루스의 아버지가 죽고 브루스가 세계를 방황할 때 회사를 통채로 냠냠한 얍실한 전문 경영인 얼 이사에 의해 좌천됐었음. 자경단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브루스가 은근슬쩍 배트맨 장비에 필요한 물품들을 만들어 달라고 하니까 배트맨이 브루스라는 걸 거의 짐작으로 알아낸 케이스. 브루스가 회사를 다시 되찾은 후 중역으로 복직.
리차드 얼 (룻거 하우어): 토마스 웨인의 죽음과 방랑길에 오른 브루스의 부재를 틈타 브루스의 주식을 모두 매각해버리고 웨인 산업을 좌지우지 하려는 야심을 가진 전문 경영인.
제임스 고든 (놀랍지만, 게리 올드먼): 비긴즈에선 '경사'로 시작함. 고담시에서 유일하게 부패하지 않은 경찰. 그래서 배트맨이 고든에게 접근하고 그와 협력해서 고담시를 지키기로 한다. 아마 영화 말미에 경위로 승진했던 걸로 기억함.
(처자식이 등장하지만 그 딸내미가 배트걸이 될 것 같진 않으니 신경 쓸 필요 없어보임.)
닥터 조나단 케인 (킬리언 머피): 일명 스케어크로우(허수아비). 정신과 의산데 나쁜 놈. 라스 알 굴의 하수인이자 마피아 보스인 팔코니와 협력 관계. 환각을 통해 쇼크 상태에 빠뜨리는 독가스와 방독면 기능이 있는 허수아비 가면이 주 무기. 정신 병원에 수감되었다가 탈출.
(닼낫 초반부에 가짜 배트맨들이랑 같이 붙잡힌 게 이 녀석임.)
카르민 팔코니: 팔코니 조직의 보스. 고담시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졸라 나쁜 놈. 배트맨이 마수걸이로 이 놈 부터 붙잡았는데 스케어크로우의 독가스에 당해 미쳐버린 후 팔코니 조직은 '마로니'가 접수함. (마로니는 다크 나이트에 나옴.)
헨리 듀커드 (리암 니슨): 라스 알 굴의 오른팔 격이자 그림자 군단의 대장. 희망이 안 보이는 고담시를 아얘 소멸시켜버리기 위해 눈 덮인 산에서 군단을 육성하는데 브루스를 불러 수제자로 키웠다가 의견 차이로 배신당함.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고담시에 돌아와서 깽판치다가 열차 탈선으로 사망. 사실은 진짜 라스 알 굴.
브루스를 훈련시킬 때, '적을 상대하는 데에 있어서 적절한 연출과 눈속임을 통해 공포를 심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라는 가르침을 줌. 즉, 브루스가 박쥐 의상을 입는 거나 상대방이 눈돌릴 때 슥 사라지는 등의 기행은 듀커드가 알려준 '쇼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과 자신의 박쥐 트라우마를 조화시킨 것의 결과물.
라스 알 굴 (와타나베 켄): 처음에 라스 알 굴이라고 나오는 이쪽은 사실 가짜. 아마도 신변 보호를 위해 내세운 카게무샤같은 역할이었을 듯.
조 칠: 브루스의 부모를 죽인 강도. 법정에서 나오다가 팔코니가 사주한 자객에 의해 사망.
※다크 나이트 보면 아마 브루스가 돈 많은 거 막 자랑하고 플레이보이처럼 하고 다닐 것임. 원래 그런 애가 아니라 사람들이 관심 갖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척 하는 거니까 욕할 필요 없음.
하여튼........ 됐으니까 이제 가서 닼낫 보세요. (~_~ )ノ ))
글 전체에서 뭔가 모를 짜증이 느껴진다면 착시 현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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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씀입니다. 저도 당연 비긴즈를 보고 다크나이트를 봤는데 안봤으면 크게 후회할뻔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감동의 60%이상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도라에몽이 미래에서 왜 왔는지를 알아야 징구랑 지지고 볶고 하는 게 재밌지 말입니다.;;
비긴즈를 보긴했는데 자버려서 내용을 모른다는거 ㅠ 그땐 넘 졸리더라고요
윗분들과는 의견이 사뭇 다릅니다, 배트맨비긴즈의 경우 배트맨의 탄생일화를 보여주는것이구요
이번에나온 다크나이트는 배트맨1 을 재구성한 내용 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다크나이트부터 보셔도 별로 상관 없을것 같네요
배트맨1이라면 팀 버튼 감독의 그 배트맨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다크 나이트는 그 작품을 재구성한 게 '전혀' 아닙니다만.^^;
오~ 윗분... 배트맨 재구성... 차라리 [지못미3]을 한번 더 보심이... ㅋ
특히 [다크 나이트]는 복습이 필수죠.
전 [비긴즈]랑 [고담 나이트]를 몽땅 선수과목으로 학습하고 달렸더랍니다. ㅎㅎ
그런데 고담 나이트에 나오는 라미레즈나 마로니 등 인물들의 생김새가 많이 다르더군요.
ㅎㅎㅎ 첫 에피소드는 배트맨도 생김새가 다르더라능... ㅋ
착시현상 때문에 흥미진진했습니다(응?);;;
저는 비긴즈 안 보고 닭나 본 케이스인데 한니발라이징의 충격(?;) 때문인지 히어로나 악당의 기원 혹은 유래를 다룬 영화는 쉽사리 건드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덕분에 닭나에서 좀 의문스러웠던 부분들이 풀렸습니다~_~ 코믹스만 봐서는 한계가 있는 것이었군요=_=;; 뭐라해도 어쨌든 '놀란의' 배트맨이니. -蟲-
한니발 박사야 뭐 원래 그런놈이라 히어로의 기원과는 무관하니까 걱정마시길.
배트맨의 기원이 궁금하다면 놀란의 영화보다는 코믹스 쪽이 더 낫지 않을까요?^^
배트맨 비긴즈는 케이블에서 해주는 것을 대충 본 상태에서 개봉일 심야로 다크나이트를 봤다가 뭔가 빠진 듯 해서, 배트맨비긴즈 DVD 빌려서 다시 한 번 봐 주고 다크나이트를 한 번 더 심야로 봤습니다. 내용을 알면서 보니까 후에 여러 변화를 겪게될 여러 배우들의 표정들을 제대로 살필 수 있어서 좋더군요. 팔코니랑 마로니의 관계가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덕분에 그 부분이 해결되었군요. 조만간 아이맥스로 다시 봐야겠어요.
저는 닼나 개봉전에 비긴즈를 이미 열번 정도 봤는데도 팔코니와 마로니의 관계가 아직도 헷갈립니다.
마로니가 팔코니의 정식 후계자인지 아니면 팔코니가 빠진 틈을 타서 보스 자리를 꿰어찬건지요.
비긴즈 안보고 다크나이트 본 인간입니다만
뭐 비긴즈 안보고 다크나이트 본다고 재미없는게 아니거든요
매우 재밋게봣습니다 ...
비긴즈는 안봣지만 분위기라든가 대사로 그 인물들의 역할같은것은 저절로 알겟구요
비긴즈를 보고 다크나이트 보셔야한다고 햇는데
굳이 안봐도 될꺼같습니다 .
네, 비긴즈 안본다고 죽진 않습니다.^^
맞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만 물어보는 사람들은 막이 내리기 전에 보고 싶거나 두 편의 영화를 보고 이해하기가 번거로워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걸 고려해서 비긴즈 요약을 하신 것 같지만요.)
비밀댓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