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런 타입의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완벽히 정착한 건 아닌지라, 비슷한 형식의 작품들과의 비교는 불가피 하겠다.
<블레어 위치>는 타이밍을 놓쳐 못봤고, <클로버 필드>는 괴수물 매니아로선 꽤 실망스럽고 지루하게 봤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도 크게 기대를 걸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 돈을 잔뜩 찍어바른 그 어떤 호러 스릴러보다 훨씬 더 큰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수작이지않은가. 역시 영화는 자본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또 하게 만든 영화였다.
<클로버 필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영화의 포커스가 공포의 주체에게 맞춰져있느냐 대상에게 맞춰져있느냐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일반적인 호러라면 당연히 '주체'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쪽이 더 무섭겠지. 하지만 이 영화는 카메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1인칭 시점의 영화! 그 유명한 게임 '둠'을 오래한 사람이 정작 게임 주인공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처럼, 이런 형식의 영화에서는 뭣보다 카메라가 좇는 그 '대상'이 더 중요한 것이다. '주체'의 공포심은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로만 표현해도 충분하다는 것을 이 영화가 증명한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카메라를 들고있는 사람과 카메라를 리드하는 또 한 사람의 개인사에 집중하지 않는다. 오로지 좀비를 향해 앞으로만 갈 뿐이다. 괴수영화임에도 멀찌감치서 몇 번 목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 어떤 영화와는 다르다는 말이다.
또한 이 영화가 재미있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로 '폐쇄공포증'의 유발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영화의 좀비들을 상대해야하는 사람들은 딱히 달아날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화력의 총기류를 소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그 옛날 고전 고딕 호러의 여주인공이 그랬던 것 처럼 소리 지르며 달아나기만 할 뿐이다.
다른 좀비 영화들과 이 영화가 다른 점이라면, '어떻게 죽일 것이냐'가 아니라 '어디서 튀어나올 것이냐'가 더 관건이라는 점이겠다. 사실 좀비 영화가 점점 많아지고 현대화되면서 원초적인 호러의 느낌보다는 액션에 더 가깝게 진화(?)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좀비 영화도 역시 원래는 호러의 일종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듯 하다. 내가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뭔가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원초적인 공포감 하나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과 압박감을 주기에 충분한 거지. 매끈한 화면 대신, 육안보다는 다소 흐릿하고 거친 질감의 카메라 시점을 사용한 것은 너무나 효율적이고 영리한 선택이었다.
p.s- 푸훗, 이 글을 읽은 순간 이 영화의 재미는 90% 깎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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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알.이.씨 (Rec)
Tracked from 배트맨이 들려주는 이야기. 레이첼도, 알프레드도 없... 2008/07/11 22:37 삭제여러 판타스틱 영화제 등에서 감독상, 관객상, 비평가상을 수상했다는 이 스페인 호러 영화가 주목을 많이 받았나 봅니다. 현재 스페인에서는 속편이 제작되고 있고, 할리우드에서는 리메이크(1)가 되어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며, 관객이 1인칭 시점으로 영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캠코더를 마구 흔들어대는 이 작품이 <클로버필드>보다 앞서 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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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고싶네요.ㅎㅎ 공포영화 좋아라 하는데...ㅎㅎ
윽,,보려고했는데ㅋㅋ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획은 참 좋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연출력이 아쉽더라고요. 제 3세계권 공포 영화임에도 소재는 할리우드에서 따온 것이, 창의성에 - 기획력이 아닌 - 영향을 준 것 같아서요..
옥탑방에서도 지붕위로 올라가서 카메라를 돌리며 훑을때 그렇게 될줄 알았다는..
예상 그대로 연출이 되니까 재미가.. T.T
전 그냥 시도에 의의를 둘랍니다.^^
앞으로 나올 스페인 장르 영화들에 관심이 가네요.
RSS리더기에서 해당 포스트가 안보이길래 이상하다 했습니다. 지금보니 포스트 등록이 4월로 되어 있으시네요? -_-a
RSS리더에 구독 추가하고 갑니다. ^^;
현지 발매된 DVD로 보느라 말을 못 알아먹어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OTL
(어설프게 동시통역해주는 인간이 옆에 있었지만.ㅎㅎ)
전 이미 배트맨님 블로그가 한RSS 목록에 있지요.